34경기 무패 리버풀…그 뒤엔 `명장` 클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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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즌에 클럽컵 3개 독식4년새 구단가치 2배 뛰어탁월한 선수 영입·배치 능력선수·팬·구단도
    절대적 신뢰
    출처 매일경제 이용건 기자
    입력 : 2019.12.22 17:20:54 수정 : 2019.12.22 20:54:23

    사진설명 2019. 12. 22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이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22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이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통의 구단 리버풀이 세계 축구클럽 대항전을 싹쓸이했다. 자국 리그가 시작된 지 벌써 4개월이 흘렀지만 아직 패배를 경험하지 못했으며 구단 가치는 어느덧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오랜만에 맛보는 황금기, 모든 것은 선수 영입과 활용이 뛰어난 것은 물론 선수단 존경까지 한 몸에 받는 독일 출신 감독 위르겐 클로프가 오고 난 뒤 생긴 일이다.

    리버풀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남미 지역 챔피언 플라멩구(브라질)에 1대0으로 승리했다.
    연장 9분에 나온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결승골로 리버풀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클럽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리버풀은 2018~2019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챔스), 같은 해 8월 슈퍼컵에 이어 한 해에만 세계클럽대항전 트로피를 3개 들어 올렸다. 실제로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한 건 리버풀이 처음이다. 컵 대회 성과보다 더 인정받는 건 EPL 내에서 위상이다. 리버풀은 2019~2020시즌 17라운드(17경기)까지 치른 현재 16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EPL은 유럽 4대 빅리그 중 20개 팀 간 전력 차이가 가장 작은 리그다. 올 시즌 17경기 연속 무패, 지난 시즌(21라운드 이후 무패)까지 더해 최근 34경기 무패는 대단한 기록이다. EPL 최장 기간 무패 기록은 아스널의 48경기지만 리버풀이 남은 일정까지 패배하지 않는다면 두 시즌 동안 단 한 번만 패배한 유일한 팀이 될 수 있다(2패도 유일).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가 은퇴한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 침체기를 걷던 리버풀을 변화시킨 건 클로프 감독이다. 10년간 분데스리가 2군(마인츠)으로 뛰며 축구선수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클로프는 기량보다 뛰어난 전술 이해도를 높게 산 구단 수뇌부의 깜짝 제안을 받아들여 선수 겸 감독이 된다. 당시 선수로 뛰던 클로프가 구단 측 감독 제안을 장고 없이 받아들인 일화는 자신은 물론 선수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처방을 내리는 클로프의 판단력을 잘 설명해준다.

    감독이 된 지 3년 만에 마인츠를 창단 이후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1군으로 승격시킨 클로프 감독은 이후 리그 명문 도르트문트로 옮긴다. 이때부터 절정의 선수 보는 눈을 보여주는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이영표 등 기량이 뛰어남에도 가격이 싼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극대화했다. 클로프 감독의 도르트문트는 이후 리그 터줏대감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두 시즌이나 리그 우승에 성공했으며 챔스 결승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특유의 전방압박 전술, 선수단과의 융화, 도르트문트에서 남긴 성과로 몸값이 올라간 클로프 감독은 예상과 달리 리버풀 지휘봉을 잡는다. 당시 리버풀은 리그에서도 중상위권까지 뒤처질 정도로 전력이 떨어져 쇠락기였으며 시즌 도중 전 감독 경질로 마련된 자리였다.

    이후 리버풀이 8위→4위→4위→2위→1위(2019~2020시즌)로 올라선 건 절대적으로 클로프 감독의 공이다. 현 최고의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를 제외하면 EPL 최상위권 팀에 비할 만한 거액을 쓰지 않고도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 시즌마다 리그 득점왕 경쟁에 나서는 무함마드 살라흐는 클로프 감독이 영입할 당시만 해도 EPL에서 한 번 실패한 후 타 리그에서 뛰고 있었으며, 현 최고의 레프트백으로 꼽히는 앤드루 로버트슨은 영입할 당시만 해도 경험이 많지 않고 신체가 왜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기존 선수들의 장단점을 활용해 포지션을 변경하고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발군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클로프 감독과의 대화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프 감독은 선수단과 팬은 물론 구단주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낼 수밖에 없는 유일한 축구감독이다. 클로프 감독이 부임하던 2015년 당시 1조1400억원(포브스 추산)이었던 리버풀의 구단 가치는 올해 2조5345억원으로 무려 122% 급증했다. 구단 가치 1조원 이상 축구클럽 중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늘어난 건 리버풀뿐이다.

    출처-매일경경제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