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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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보령시청 홈페이지

    -데이타뉴스 오창규대표-


    필자의 고향은 머드로 유명한 충청남도 보령이다‘. 머드축제’만 해도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 벤치마킹이 불가능하다. 보령의 갯벌 같은 곳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석회석과 현무암 등은 돌이 물러서 미세한 분말과 같은 머드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 반면 화강암, 특히 한국의 화강암은 단단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부서져 나온 분말 역시 밀가루만큼이나 곱다. 또 화강암이다 보니 미네랄이 많아 성분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

    사진 보령시청 홈페이지

    화강암 분말로 이뤄진 갯벌은 수많은 미생물이 살아가는 토양을 제공한다.
    환경조건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동해안의 경우 펄이 없는 것은 간만의 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화강암 분말이 침전될 조건이 안 된다. 따라서 거친 모래가 해면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반면 서해는 간만의 차가 심해 미세한 분말도 그 자리에 가라앉고 만다. 서해안에 몇 ㎞까지 펄이 형성된 것은 이러한 이유다. 이곳에는 바지락에서부터 주꾸미, 낙지, 김, 백합 등 각양각색의 생물이 산다. 이들 해산물을 다른 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맛 또한 차원이 다르다.

    보령 머드 축제 현장

    해상 식물과 생물 역시 수없이 많다. 단위 면적당 다른 나라에 비해 10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수산부의「 해양생태계 기본 조사 (2006~2013)」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에는 총 4,874종의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해 면적 기준으로 단위 면적(1,000㎢)당 출현하는 해양 생물은 56종이었다. 한반도는 지상 식물뿐만 아니라 해상 생물의 보고인 셈이다.

    2010년 영해 및 배타적 경제수역 EEZ, xclusive Economic Zone 면적을 기준으로 조사된 국제「 해양 생물 센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역의 해양 생물 종수는 32종(1,000㎢)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은 27종,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5종 순이었다. 아울러「 연안습지 기초조사(2008~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의 해양 생물 다양성도 세계 최고였다.
    우리나라 갯벌에는 총 1,141종의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크기가 1㎜ 이상인 대형저서동물의 종수는 717종으로 갯벌 중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바덴해 Wadden Sea 갯벌(168종)보다 4.3배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먹는 해산물 중 대다수가 한국에서밖에 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정말 축복받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스쿠버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필자가 이러한 얘기를 해주었더니 그는“ 맞다!”며 손뼉을 쳤다. 그는“ 한국 바다에 들어가 돌을 들어 보면 수십 가지의 생물이 사는 데 다른 나라의 바다 밑엔 몇 종류밖에 안 되더라”고 말했다.

    보령김

    같은 서해, 남해라도 장소에 따라 생물의 맛이 다르다. 광천김으로 알려진 보령김은‘ 김 중의 김’이다. 필자가 고향이기 때문에 억지논리를 펴는 것이 아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김은 사계절이 뚜렷하면서도 겨울에 비교적 추운 곳에서 생산되는 것이 맛있다.
    완도 등 남해안에서 나는 김의 경우 생산량은 많으나 맛은 떨어진다. 반면 보령김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사계절이 가장 뚜렷한 곳이 이곳이다. 3개월 단위로 계절이 나눠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더구나 김은 나라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진 곳, 사실상 한국에서밖에 나지 않는다.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도 생산되지만 맛과 질이 형편없는 편이다.

    특히 김은 아주 까다로운 식물이다. 인천 앞바다부터 평택까지도 김 생산 지역으로는 비교적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이곳은 한강 물과 임진강 물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양 강물이 많이 흘러나와 서해의 물을 흐려 놓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물은 오염된 물이다. 그러나 서산 앞바다에서 서천 상류까지는 강물이 유입되지 않는 청정지역이다. 그러나 서천 남부와 전북의 군산 앞바다에 이르면 또 다시 금강 물이 바닷물을 흐려 놓아 명품 김이 나오기 어렵다. 그 밑으로 내려가면 기후가 너무 따뜻하고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다.

    보령의 경우 가장 단단한 화강암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비석돌로 유명한 남포오석과 남포벼루로 유명한 청석이 생산되는 곳이다. 특히 오석의 경우 세계 유일의 생산지다. 홍성, 부여, 서천 등 바로 옆으로 가도 오석을 구경할 수가 없다. 조선시대에는 명나라에서까지 남포오석을 가져갔다는 기록이 있다. 남포오석으로 알려진 것은 관아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관아 역시 웅천 수부리에 있었는데 왜구들의 침범으로 동네가 초토화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하자 산 너머 강이 없는 곳으로 관아를 옮겼다 한다.

    사진 웅천돌문화공원

    그러나 정작 남포는 바로 산 너머인데도 불구하고 오석이 한 덩어리도 안 난다. 오로지 웅천면과 미산면에서만 생산되는 것이다. 오석은 흑요암(유문암질 流紋巖質) 또는 안산암질 安山巖質 따위의 마그마가 급격히 식으면서 굳어진 다이아몬드와 같은 아주 단단한 돌이다.

    남포벼루(웅천벼루) 역시 마찬가지다. 남포벼루의 원석인 청석은 단단하기로 유명하다. 남포벼루로 붓글씨를 쓸 경우 일필휘지가 된다. 벼루의 분말이 곱기 때문이다. 또 웅천오석으로 비석을 해 놓을 경우 수천 년이 흘러도 색이 변하지 않고, 각자를 한 글씨는 멀리서 봐도 뚜렷하게 보인다. 속은 하얗고 겉을 갈면 검게 변하며 돌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산이 무차별로 들어와 시장을 흩뜨려 놓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은 겉 색깔도 선명하지 않으며, 각자를 하면 글씨가 하얗게 보이4746 코리아는 다시 뜬다 1장 한반도는 지구의 가나안는 게 아니라 속이 겉 색깔과 같아 페인트를 칠하지 않으면 글씨를 잘 볼 수 없다. 겉모양 또한 반짝임이 없다.

    서울 시내는 물론 전국 기념비는 대다수 오석으로 해놓았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어느 때부터인가 중국산 오석 천지라는 사실이다. 마라도 최남단 기념비부터 휴전선 일대에 설치한 통일전망대 기념비까지 거의 모두 중국산 오석으로 돼 있다. 또 서울 시내 모든 기념물 표지석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 예산은 국내산 오석으로 책정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업자들이 중국산 오석과 남포오석을 모르는 공무원을 속였거나 ‘ 짝짜꿍’이 된 결과물일 것이다.

    웅천천의 모습

    지금은 골재 채취로 거의 모두 없어졌지만 보령댐 하류로 흐르는 웅천천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 川 중의 하나였다. 돌도 많이 생산되는 곳이라 강 주변은 온통 각종 돌 천지였다.
    수억만 년 동안 마모되면서 유리같이 매끈매끈한 돌이었다. 더구나 이곳에는 산이 깊고 돌이 많아 강바닥에 흙이 보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더구나 이곳에는 산이 깊고 돌이 많아 강바닥에 흙이 보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1970년대 골재 채취를 하면서 이 돌이 모두 없어졌다. 큰 돌들은 조경용으로 모두 일본 등에 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돌은 부셔서 골재 채취로 활용했다. 일본에는 이러한 돌이 단 한 덩어리도 나지 않는다. 결국 명품 돌이 모두 일본으로 건너간 셈이다. 이런 돌은 전국 곳곳을 다녀 보아도, 세계 어디를 다녀 보아도 없었다.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돌들이었다. 지금은 보령댐까지 만들어져 생태계가 가관이 아니다. 웅천천(곰내)의 곱디고운 둥글둥글한 돌은 찾아볼 수 없고 고등어만한 은어는 찾아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