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의지가 아니라 실력이다.

    0
    360

    티쿤CEO 김종박

    내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소통의 첫 걸음

    내가 어떤 사람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게 소통의 첫 걸음입니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어려워도 아주 어렵습니다. 이게 되면 다른 것도 거의 저절로 됩니다. 여러 가지 중에 핵심을 끄집어 내는 것은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득력 있게 전하려면 정확히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저도 늘 느끼지만 도대체 내가 지금 해야 하는 말이 뭔지를 아는 게 가장 어렵고, 알고 나서 그걸 정리하는 게 어렵고, 정리했다고 해도 표현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나마 저는 이걸 꽤 잘하는 편입니다.매주 전언을 쓰고, SNS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도 할 말을 파악하고, 정리하고, 전하는 게 매우 힘듭니다. 힘든 정도가 아니라 짜증날 정도로 어렵습니다.

    아침마다 간부들과 기사(記事) 검토 회의를 합니다. 늘 이 글 독자가 누구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그렇게 말하는 근거가 뭐냐? 하고 묻습니다. 지금 몇 개월째 하고 있는데 이 질문을 피해 가는 기사는 거의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걸립니다.

    기사 검토 회의를 몇 개월째 하면서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매일, 매 기사를 지적하다 보면 사람들 의욕을 꺾게 됩니다. 지적은 도움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계속 지적하는 저 자신도 지칩니다. 이런 얘기하면 안 되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훈련이 안 되었나 하는 탄식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힘을 내는 건, 처음할 때보다 엄청나게 발전한 걸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 기준에 견주면 티쿤 간부들 수준이 매우높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하긴 언론, 방송사 또는 광고 대행사가 아닌 다음에야 티쿤처럼 글쓰기를 중히 여기는 회사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티쿤 간부들은연습을 많이 해서 그래도 잘합니다. 그런데도 냉정하게 보면 아직 크게 부족합니다.

    글로 소통하도록 지도하고 요구하면서 계속 확인하는 사실은 소통은 의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경청, 소통을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려고 하면 잘 들을 수 있고, 하려고 하면 자기 뜻을 잘 드러낼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은 듣기, 말하기, 쓰기는 자세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실력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경청(傾聽)조차 실력이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게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이 경영학자나 정치학자나 철학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밥 먹어라’, ‘일찍 자라’는 말을 들을 수는 있지만, ‘외연(外延)은 내인(內因)을 통해발현(發現)한다’거나‘대립물(對立物)이 통일된 상태가 모순’이라거나 ‘경제학은 경제 관계 이면에 놓인 사람과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는 말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단어로는 들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함의(含意)를 알 수는 없습니다.

    기사 검토 회의 때, 그리고 나눔하기 전에, ‘’너’, ‘우리’라는 말을 하지 말고,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 하고 나눔 가이드 라인을 십여 년째 같이 읽지만, 이 말이 무슨뜻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감정을 나누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을 알리는데 머물지 말고, 해석을 얘기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합니다. 알아도 실행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들어도 그 말을 왜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티쿤식 해외직판이 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걸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티쿤식 종합몰이 어떤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설명을 못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알기도 어렵지만, 알아도 정리하지 못하고, 정리해도 표현하지 못합니다. 사실은 소소한것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소통이 안 되는 겁니다.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그리고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회사가 각자에게 요구하는 핵심 과제를 정확히 알지 못하니까 아무리 기사를 써도 승인이 안 되고, 쓴다고 해도 구름 잡는 것처럼 쓰니까 승인이 안됩니다. 의지도, 자세도 아닙니다. 실력 문제입니다.

    이런 일은 생활 속에서 아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1. ㅂㅇ저수지 보트 승선장에서

    휴일에 봄볕을 즐기러 처와 동네 ㅂㅇ저수지에 갔습니다. 큰 저수지여서 패달보트, 모타보트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동네여서 20여 년 이상 보기만 하다가 모타보트를 처음 타봤습니다. 저수지 1/3 구역을 세 바퀴 도는데 1인 당 8천 원이었습니다.

    봄 기운이 물씬 나고 기온이 높아서 사람이 많았습니다. 표를 끊고 승선장에 갔습니다. 60 중반 노인이 안내를 합니다. 패달보트와 모타보트 승선장은 같은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계단 끝에서 60중반 스탭에게 표를 보여주고 거의 대부분 사람이 묻습니다. ‘어디로 가요?’, ‘어떻게 해요?’ 60중반 스탭은 일일이 대답하려면 입에 단내가 나겠지요. 대충 무시합니다. 안내문 한 장만 제대로 붙여 놓았어도 일의 반은 줄었을 텐데 그냥 몸으로 때웁니다. 이 분은 아마 몇 십 년을 이러고 살았을 겁니다. 그리고는 집에 가서 일이 힘들다고 하겠지요.

    어찌어찌 알아서 모타보트 승선 줄에 섰습니다. 우리가 두 번째였는데 보트가 선착장에 손님을 내려주더니 아무 말도 안 하고 후진해서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60대 스탭은 ‘잠시 기다리세요.고장이 나서요.’ 합니다. 보트가 잘만 가는데고장이 났나?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한 10분이 흘렀는데도 보트가 안 옵니다. 줄 선 사람들은 60대 스탭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와요?”, 60대 스탭은 “조금만 기다리세요” 합니다. 어떤 고장이 났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아무 얘기도 안 합니다. 그냥 계단 쪽에서 모타보트 탈 사람과, 패달보트 탈 사람을 안내하고, 구명조끼 떨어진 거 갖다 놓고 분주하기만 합니다. 자꾸 물어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화가 나니까 몇 사람이 또 소리쳐서 묻습니다. “보트 언제 오냐니까요?”. 스텝은 침착합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화도 안내니 오달지게 친절합니다.

    어라, 우리 쪽에서 떠난 모타보트가 저쪽에서 패달보트를 줄로 끌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모타보트가 고장 난 게 아니고 패달보트가 고장 나서그걸 끌고 오느라 시간이 걸린 겁니다. 쯥, 이런 사정을알려줬으면 이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줄 어느 정도는 알았을 겁니다. 도대체 말을 안 합니다.

    에피소드2. 정형외과에서

    새끼 손가락에 힘을 줄 수가 없어서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4회 동안 도수(徒手)치료와 심부 고주파 치료 등 세 가지 처치를 받고 제가 물었습니다.

    나 : 지금까지 제가 도수치료하고 심부 고주파 치료를 네 번 받았는데 실비보험이 적용 되나요?

    병원 : 잘 모릅니다. 보험사마다 달라서요. 보험사에 물어 보셔야 해요.

    나 : 그럼 그걸 처음에 얘기를 해줘야 하지 않나요? 만약 실비 적용이 안 되면 어떻게 하죠?

    병원 : 다른 사람들은 미리 다 보험사에 물어 보던데요?

    나 :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고 상담을 하는 게 좋지 않나요? 처음에 이 병원에서 치료 상담을 할 때도 그랬어요. 도수치료, 심부 적외선 치료, 그리고 뭔가 하나 더 있었는데, 이 병원은 이 각각 치료의 목적은 거의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그러면 환자 입장에서는 무척 짜증이 납니다. 이 세 치료를 같이 받는 게 20만8천 원인데 이걸 언제까지 받는 게 좋은지 그런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어요. 네 번 받는 동안 중간 상담도 하지 않았지요. 뭐랄까 상품 팔고 나 몰라라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진행하니 상담 실장이란 분이 나타나서 ‘실장인데 따로 상담 드려도 될까요?’ 해서 따로 상담 시작.

    실장 : 자세히 설명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세 가지 처치는 계속 받으실 건가요?

    나 : 실장님. 저는 이 세 가지 처치를 받아야 하는지 안 받아도 되는지 알지 못해요.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선택을 하겠어요. 내 치료 진행 상태를 봐 가면서 세 가지 치료를 권할지 아니면 두 가지만권 할지, 세 가지를 다 받으면 어떤 게 좋고를 설명을 해주고 나서 나더러 선택을 하라고 해야 해요. 아무 것도 모르는 내원자한테 어떤 걸 받을 지 묻는 건 상담이 아닙니다.

    그래도 실장은 알아 들었다.

    실장 : 그렇네요. 정말 깨달았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른 거 불편한 거 없으셨어요?

    나 : 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려고 담당자를 만나면, ‘어디 아프세요?’하고 묻고, 내가 ‘새끼 손가락에 힘이 없어요’하면 곧바로 심부 적외선 치료기를 아무 어깨에나 갖다 댑니다. 진찰한 자료는 전혀 참조하지 않고 환자가 말하는 대로 여기 저기 갖다 대고는 끝인 거죠. 이런 병원이면 저는 다시는 안 올 거 같습니다. 도대체 설명을 하지 않아요.

    실장 : 할 말이 없네요.

    나는 그래도 이 병원을 다시 갈 겁니다. 왜냐면 다른 병원도 다 마찬가지니까요. 그나마 이 병원은 듣기라도 했으니까요.

    환자는 이 치료는 왜 하는 거며, 치료를 했을 때 뭐가 어떻게 바뀔 거며, 안 바뀌거나 바뀌면 그 다음에는 이렇게 할 예정이다, 이건 비용이 이렇게 드는데 보험 처리가 되는지 미리 알아보셔라. 세가지 처지를 다 받는 것과 안 받는 것 차이는 이렇다 등등 자세히 설명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냥 세 처치 합쳐서 20만 원이라고 퉁쳐 버리면 이 병원은 돈만 밝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손님은 앞으로 처치 과정을 자세히 듣고 싶어 합니다. 산을 올라갈 때 얼마나 걸리는지 알고 싶은 것과 같습니다. 고객 응대의 핵심은 우리가 하려는 일을 자세히 알려주고, 중간중간 체크해서 바꿀 걸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게 친절한 거고 소통하는 겁니다.

    이 병원을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왜냐면 거의 대부분 이렇게 응대합니다.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병원은 정형외과여서 환자복 어깨, 등, 팔 곳곳에 찍찍이가 달려 있어 앞뒤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첫 날 뒤집어 입고 나갔더니 처치사가 ‘옷을 뒤집어 입었네요. 뒤집어 입는 분이 많으세요’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뒤집어 입고 다니는 사람이 적잖이 있습니다. 그런데 탈의실에 옷 입는 법을 알리는 사진 안내판도 없습니다. 정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조용히 얘기는 해줬습니다.

    이 병원은 새로 생겨서 간호사며 처치사들이 전부 친절합니다. 다만 그 친절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겁니다. 인사를 잘하고 남들이 다하는 정도는 친절하지만 정보를 정확히 전하는 능력, 상담하는 능력은 아주 수준이 낮습니다.

    에피소드3. 선행 열차 교통 관계로……

    지하철이 서거나 서행할 때 늘 나오는 방송은, ‘선행 열차 교통 관계로 서행하고 있습니다.’ 입니다. 대부분은 곧 풀리지만 사고가 날 때도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도 방송은 똑같습니다. ‘선행 열차 교통 관계로……’. 이들은 절대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고인지, 얼마나 걸릴지를짐작할 수 있게 말하지 않습니다. 승객은 속이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사고가 나서 늦을까봐도 화가 나지만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알 수 있게 해주지 않아서 화가 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를 알려주는 게 소통의 시작

    보트 승선장 스탭이나 정형외과 간호사나 처치사, 지하철 스탭만 그런 걸까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티쿤에서 사업보고 하는 부서장들에게, 그리고 평사원들에게도 늘,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생각나눔, 지휘서신, 사업계획 발표, 기사는 바로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를 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발표를 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없습니다.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하더라도 극히 단편입니다. 그 사람, 그 부서가 장차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잘 알리지 못합니다. 그러니 발표할 때마다 지적을 하게 됩니다.

    소통이 되어야 답답하지 않습니다. 소통은상대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알 때 원활해집니다. 역지사지입니다. 소통을 잘하려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잘 알리는 데서 시작 됩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게 아니고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제 생각, 의도, 구상, 비전을 알리려고 매주 A4 4-6장 분량으로 전언을 씁니다. 전언을 통해 제 목표를 알리고, 목표를 그렇게 정한 이유와 조직 현황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설명합니다.

    이 전언을 매주 외부 번역자에게 맡겨 일본어로 번역합니다. 중국어는 중국법인 한동일씨가 번역합니다. 이 전언을 한국인에게는 한국어로 출력해서 나눠주고, 일본인에게는 일본어로 출력해서 나눠줍니다. 스마트폰으로 보라고 하거나 각자 출력하라고 하지 않고 일괄 출력해서 배포합니다. 이 전언을바탕으로 설명용 PDF 파일을 따로 외주 줘서 만듭니다. 이전언을 목요일 아침에 30분 가량 설명합니다. 이 전언을가지고 조별 나눔을 합니다. 설명한 걸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보존합니다.

    100명도 안 되는 조직원을 상대로 번역하고, 요약해서 PDF 파일을 만드는 걸 외주 주는 게 적절한 처사일까요? 평가는 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합니다. 그렇게 할 가치가 있을까요? 역시 평가는 다르겠지만 저는 이걸 10년째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손가락에 마비가 올 정도로 티쿤식 해외직판을 알리는 SNS 활동을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정말 엄청나게 합니다.

    모두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 생각, 의도, 구상, 목표, 비전을 알리는 데서 소통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하면서 간부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강요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정리해서 알려야 할 게 늘 밀려 있습니다. CEO가 겪는 어려움입니다. 저는 상급자가 더 많이 보고해야 한다고생각합니다. 왜냐면 상급자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더 잘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보고는 하부가 상부에 하는 게 아니고, 상부가 하부에 하는 겁니다. 그래야 조직에 정보가 흐르게 됩니다.

    저는 제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회사가 이 정도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나 간부들, 그리고 구성원들이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해도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기업 성공은 90%가 운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개판이어도 크게 성공하는 회사도 많고, CEO가 경영 능력이 꽤 있어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이건 정말 운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10%를 해야만 합니다.

    지금, 여기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소통은 나를 공개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그토록, ‘너’, ‘우리’를 말하지 말고, ‘나’를 이야기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사람은 ‘내 생각’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나’를 뺀 ‘너’나 ‘남’을 이야기 합니다.

    이거 정말 어렵습니다. 남은 잘 보이고 나는 잘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찰은 연습을 많이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수준 높은 사유(思惟) 과정입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왜 하는지를 스스로 들여다 보는 것은 보통 사람은 해보지 않는 일입니다. 성찰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채 그걸 말하고 글로 쓰는 것이니까 당연히 어렵습니다.

    성찰하지 않고,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서 말하니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는 것입니다. 말을 엉망으로 하는 것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말을 듣는 사람이 들을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보트 승선장 60대 중반 스탭은 착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그 난리를 치고 비난을 해도 묵묵히 짜증내지 않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차분하고 침착합니다. 그래서 손님들을 더 화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하긴 자기는 화가 안 나는 거니까요.

    승선장 스탭은 그 상황을 조리 있게 설명할 능력이 없습니다. 승선장 스탭만이 아닙니다. 보트 선장, 매표소 직원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그 저수지가 개발되기 전에 그 동네 살던 주민이었을 겁니다.

    많은 사람은 이런 단순한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승선장 운영자들에게 화를 내는데, 돌아보면 자기 일을 제대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 자체가 드뭅니다.

    회사에서 보면 자기 부서가 하는 일을 요령 있게 잘 보고하는 사람 자체가 매우 드뭅니다. 요령 있다는 것은 짧게 자주 보고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러다 보니 억지로 정기 보고 날짜를 정해줘야 하고, 정기 보고할 때 단번에 보고가 승인되는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합니다만 티쿤 구성원들은 성실하고 선합니다. 그렇지만 상황을 적절히 보고하는 걸 잘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잘하지 못합니다. 1주일에 한번 쓰는 생각나눔으로 끝인 걸 보면 그렇습니다.

    그래도 잘하고 있고, 연습하면 됩니다

    제 눈에 티쿤 구성원이 미흡한 겁니다만 바깥과 비교하면 티쿤 간부와 구성원은 월등합니다. 대외용 카페에 평사원도 생각나눔을 쓰는 회사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티쿤 구성원들은 이직하면 최고 대우를 받아도 됩니다.

    이렇게 된 것은 티쿤이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훈련을 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그 훈련을 잘 수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쿤 구성원들은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소통하는데 가장 좋은 수단이 글쓰기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리고 짧지만 생각나눔을 잘 쓰고 있습니다.

    이제 하고 있는 일을 더 자주 기사 형식으로 카페에 올리는 연습을 계속 하기 바랍니다. 이 연습을 계속하면 소통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소통은 회사에서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가정에서도 꼭 필요합니다.

    남이 뭘 원하는지를 아는 게 급선무고, 남이 원하는 걸 채워주는 게 소통입니다. 이건 교감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교감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내 생각을 전하는데서 시작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저는 늘 직장은 돈벌이 하는 곳이 아니라 성장 훈련을 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전하는 연습이 보고일 뿐입니다. 돈 받으면서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이니 얼마나 좋습니까?

    소통, 교감, 공감은 결코 의지나 자세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능력과 실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 능력과 실력은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생깁니다. 공부하고 실천하면 실력이 늘고, 실력이 늘면 감각이 발전합니다. 그래서 척 보면 아는 경지에 이릅니다.

    문제는 공부하고 실천할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부디 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강요해주는것입니다. 여러분은 제 강요를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저는소통 잘 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에게 강요를 할 건데 그게 결코 여러분에게 나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하기 싫어도 억지로라도 하기 바랍니다.정확하고 적절하게 보고하는 연습, 기사 형식으로 보고하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기 바랍니다. 잔소리와 지적을 견디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다른 방법이 그다지 없습니다